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독서

『급류 - 정대건 작가』 표지는 시원한데 내용은 불꽃 사랑. 소설 추천_0412

by 열무청년:) 2025. 4. 12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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요즘 나는 밀리의 서재에 빠졌다. 근래 들어 구입한 책이 많이 무거웠으므로, 사놓고 손이 안 가던 차에 출근길 버스 안에서 발견한 책이다!

 

급류

 


『급류』는 진평이라는 도시에서 시작된 고등학생 도담과 해솔의 이야기이다. 물가에서 시작된 설렘은 곧 충격적인 진실과 마주하게 되고, 그 감정의 급류에 나까지 도파민이 휘몰아쳤다(궁금해서 하루 만에 독파해 버린 나, 운동하러 가서 러닝머신 위에서도 읽음)



불륜, 사고, 이별, 재회. 웹소설 감성으로 달리다가, 어느 순간 현실보다 더 현실 같은 감정에 빠져버린다.『급류』는 그런 이야기다.



『급류』는 진평이라는 저수지와 계곡으로 유명한 도시를 배경으로 시작된다. 해솔과 도담, 두 고등학생의 만남은 물에 빠진 해솔을 도담의 아빠가 구하면서 시작된다. 한여름의 물가처럼 반짝이고 설레는 첫사랑. 하지만 이 풋풋한 시작은 곧 부모 세대의 충격적인 사건으로 급류처럼 휘몰아친다.



도담의 아빠와 해솔의 엄마.
그들의 비밀스러운 관계는 결국 두 아이에게 발각되고, 소설 초입에서부터 파국으로 치닫는다. 급류에 휩쓸려 사망한 어른들. 남겨진 건 서로를 원망하고, 그럼에도 불구하고 여전히 사랑하는 두 청소년뿐이다.



몇 년 후 대학가에서 다시 만난 도담과 해솔은 여전히 서로를 잊지 못한다. 같은 대학은 아니지만, 운명처럼 다시 마주친다. 하지만 과거의 상처는 쉽게 아물지 않는다. 가까워졌다 멀어지고, 서로를 미워하고 또 그리워하는 그들의 감정선은, 단순히 로맨스라는 말로 묶기엔 너무나도 현실적이고 아프다.
 

 
 
 
 

다른 사람을 만나고 싶은 건 아니다. 그러나 죄책감을 지닌 듯한 저 얼굴을 평생 마주할 수 있을까. 계속 미안해하고 사과하고 눈치 보고 그렇게……. 그게 사랑일까. 해솔은 그런 생활이 행복할까. 분노는 그 분노의 정체를 알고 있는 사람 앞에서 더욱 쉽게 뿜어져 나온다. 상처도 아무도 모르는 상처보다 그 상처의 존재를 아는 사람 앞에서 더 아프다. - <급류>, 정대건 p.158~ - 밀리의 서재
https://www.millie.co.kr/v3/bookDetail/eb9e7aa6e3e04ec4

 
 
 
 

결국 둘은 서로를 이해하지 못하고 헤어진 후에 각자 다른 사람을 만난다. 도담은 승주를, 해솔은 선화를. 두 사람 모두 도담과 해솔을 사랑했지만, 결과적으로는 그들의 ‘외로움’을 채우는 데 이용당한 셈이었다.



나는 그 장면들이 더 아프게 느껴졌다. 사랑은 원래 그렇게 얽히는 걸까. 서로의 마음을 품은 채 다른 사람에게 기대는 일.

 

“승주 씨는 괜찮을 거야.”

  도담은 마음이 향하는 곳이 확실한 사람의 표정을 하고 있었다. 승주는 그 단단한 얼굴에서 평소보다 눈부신 아름다움을 느꼈다. 자신과의 시간이 끝났음을 어쩔 수 없이 인정해야 했다. 승주는 후회의 눈물을 흘렸다. 사랑한다는 말을 자주 할 걸 그랬어. 함께한 시간이 얼마나 좋았는지 더 표현할 걸 그랬어. 승주는 자신이 이전에 상처받지 않은 것처럼 사랑할 수가 없기에, 자신이 사랑을 줄 수 없다는 걸 알기에 사랑을 요구하지도 않았다. 달리 보면 승주는 계산이 정확한 사람이었다. - <급류>, 정대건 p.187~ - 밀리의 서재
https://www.millie.co.kr/v3/bookDetail/eb9e7aa6e3e04ec4

 
 
 
단순히 승주가 사랑한다는 말을 자주 하지 못해서 도담이 떠나는 것은 아닌데. 내 주변인이라면 가서 위로해주고 싶을 정도였다. 승주 또한 지난 사랑의 아픔이 있는 사람이라 『급류』를 읽는 동안 제일 마음이 아픈 캐릭터였다. 사랑하고 있는 사람과 이별을 할 때, 상대방은 마음이 떠나서 무력함을 느낄 때 딱 승주 같은 마음으로 자책하지 않을까.  평소보다 단단하고, 아름다워서 차마 붙잡을 수 없는 사랑. 선화는 해솔에게 퍼붓기라도 했는데 승주는 저렇게 자기 탓만 한다.  승주와 선화는 그저 운이 나빴던 걸까. 아니다. 지지고 볶고 싸우는 것은 자기들끼리 했어야지.



소설을 잘 읽지 않는 내가 오랜만에 읽은 민음사 젊은 작가 소설  『급류』는 정말 의외였다. 이토록 자극적인 전개, 불륜, 사고, 그리고 운명 같은 재회까지. MZ 인소 감성에 맞는 불꽃 사랑 그 자체였다. 처음엔 그저 감성적인 표지에 끌려 읽기 시작했는데, 읽는 내내 내 감정도 급류에 휘말리는 기분이었다. 도담과 해솔이 방황할 땐, 나도 함께 방황했다. 그리고 읽는 내내 이 사랑의 결말이 궁금했다. 많은 사람들이 열린 결말이라고 생각하던데 나는 해피엔딩이라고 믿고 싶다. 



가볍게, 그리고 뜨겁게.
책에 손댄 지 오래되어 완독 하고 싶은 분들에게 추천한다. 나는 다음 내용이 너무 궁금해서 출퇴근길, 퇴근 후 러닝머신 위에서 하루 만에 완독 했다. 그리고 이들의 불꽃 사랑이 궁금한 분들, 위기가 계속되는 이들의 사랑이 궁금하신 분들, 함께 흘러가는 급류에 빠져보시길 추천해 본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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