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독서

『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-심혜경』 에세이 추천- 우선 시작하고 봅시다_0410

by 열무청년:) 2025. 4. 10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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충격적. 제목에 끌려서 읽기 시작했는데 나온지 꽤 된 도서였다. 심지어 벚꽃에디션도 있다고...!

 
『카페에서 공부하는 할머니』라는 제목을 처음 봤을 때, 일단 귀여웠다.
알라딘 중고서점에서 여러 권이 나란히 놓여 있는 걸 보고 ‘인기 많은 책인가?’ 하고 집어 들었는데, 표지도 예상대로 귀여웠다. 그리고 뒷표지에 적힌 문장을 보고 바로 결심했다.

“내가 봐온 10년 동안 늘 무언가를 배우는 신기한 사람. 그의 독특하고 강박 없는 공부 여정.”

바로 김혼비 작가 추천. 『아무튼, 술』을 재밌게 읽었던 나로선 “와, 이 책 재밌겠다”는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왔다. 표지에는 한자, 악기, 뜨개질 같은 그림이 그려져 있었는데 읽고 나서 알게 됐다. 그게 바로 이 책의 저자, 심혜경 님이 실제로 도전했던 것들이라는 걸.
 
 

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

 
 

이 책의 저자는 나랑 조금… 아니, 솔직히 많이 비슷하다.
책을 너무 좋아하고, 어디 갈 때는 예비의 책과 전자책 리더기 크레마, 혹은 아이패드를 꼭 챙긴다. 공부할 때 사용하는 프릭션 펜도 나랑 똑같다(이거 진짜 좋다. 내 기준 인생 펜).

그리고 무엇보다, 배우고 싶은 건 일단 짧게라도 배워본다.
재미가 있으면 계속하고, 재미없으면 미련 없이 그만둔다.
‘배우는 것’ 자체에서 스트레스를 받지 않고 즐길 수 있다는 게, 나랑 가장 닮아 있었다.

그렇게 배우는 여정 속에서 저자는 일어, 중국어, 프랑스어까지 공부했고 영화 공부도, 번역 공부도 해냈다. 그걸 읽고 있는 나도 자연스럽게 내 일상을 돌아보게 됐다.


 


 
 
나 역시 요즘 이것저것 배우고 싶은 마음이 가득하다.
중국어는 어느덧 1년째. 작년에 HSK 1급을 땄고, 올해는 3~4급이 목표다.
(시험장에서 초등학생들이랑 같이 앉아 있었던 건 지금도 웃기고 귀엽고 조금 부끄럽다. 하지만 성취감도 있고 목표가 생기다 보니 앞으로도 계속 초등학생들과 함께 시험 볼 예정)

일본어도 언젠가 꼭 도전하고 싶고, ‘원서로 책 읽기’는 내 인생 로망이라 지금도 중국어, 일본어, 영어 원서들이 내 책장 한 칸을 차지하고 있다.

운동은... 하고는 있다.
P.T는 다녀봤는데 정말 나랑 맞지 않았다. 재미없고 지루했는데, 그래서 새로 시작한 운동은 복싱이다. 이제 막 원, 투, 훅을 할 수 있다. 어떤 운동이든 자세 잡는 건 어렵다!! 소소하게 타는 롱보드도 좀 더 잘 타보고 싶어서 원데이 클래스를 알아보고 있다. 

그리고 배우는 건 아니지만, 야구를 아주 좋아한다. 교대근무라 시간만 맞으면 직관을 가고, 올해 개막전도 다녀왔다. 조만간 또 퇴근 후 직관하러 갈 거다. (두산아, 이번 가을엔 부디 어떻게 좀 안 되겠니? 요즘 경기하는 것을 보면 아~주 불안 불안하다.)

주변에서는 나를 보고 “대단하다”라고 한다.
“체력이 어마어마하네.”
“그걸 다 하고 살아?”
혹은 핀잔도 듣는다. “하나도 끝을 안 내고 자꾸 새로운 일만 벌이네.”

그럴 때마다 나는 딱 하나로 대답한다.
“재밌어서요.”

내가 흥미가 가는 걸 시도해 보는 건 내 삶의 방향을 만드는 일이다.
그런데 사람들은 쉽게 이해하지 못했다.

“좀 실용적인 걸 배워라.”
“그럴 돈이면 저축을 해라.”
“어차피 또 포기할 거 아니냐.”

…그 말들에 상처받기도 했다. 특히 마지막 문장에는 대답이 잘 안 나왔다.
나 스스로도 뭔가 양심에 찔린 것 같았으니까.

하지만 이제 나는 말할 수 있다.
이 책을 읽고, 나는 롤 모델을 만났다고.
나와 비슷한 삶을 당당하게 살아가고 있는 사람을 봤다고.

 


 


그동안 나에게 핀잔을 줬던 사람들에게 『카페에서 공부하는 할머니』를 권할 수 있을 것 같다.
“이러다 나의 재능을, 새로운 직업을, 좋은 친구들을 발견할지도 몰라요.”
라고, 웃으면서 말할 수 있을 것 같다.

수험 공부를 위한 실용적인 공부법은 아닐지 몰라도,
조금씩, 길게, 나의 리듬으로 공부하고 싶은 사람에게 이 책은 꽤 괜찮은 친구가 되어줄 것이다.

그리고 나처럼, “그냥 해보고 싶어서 해보는 사람”에게도 이 책은 꽤 따뜻한 위로가 되어준다.



 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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